< G20 정상 인터뷰> 멜레스 에티오피아 총리
G20 서울 정상회의에 초청된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아디스 아바바=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26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 시내 총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회견을 갖고 G20 비(非) 회원국 지도자로서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소회를 피력하고 있다. 2010.10.26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jusang@yna.co.kr |
"개발 이슈 포함 전폭 지지"..한국 개발 경험 전수 요청
(아디스 아바바=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는 26일 "에티오피아는 한국이 동북 아시아에서 이뤄낸 것을 동북 아프리카에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11일 개막되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연합뉴스와 한 회견에서 멜레스 총리는 자국을 비롯한 아프리카의 경제 개발을 위해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 같은 의지를 표명했다.
자신의 저서에 한국의 경제 개발 사례를 여러 차례 언급할 정도로 `한국통'이기도 한 멜레스 총리는 특히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 개발 이슈가 안건에 포함된 데 대해 "뭔가 새롭게 받아들여진다"면서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는 일과 관련해 G20의 좀 더 효과적인 역할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멜레스 총리와의 일문일답.
--에티오피아가 G20 비회원국으로서 서울 정상회의에 참여하게 됐는데, 소감은 어떻습니까?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연합(AU) 의장과 NEPAD(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 의장인 본인을 아프리카 대표로 G20 정상회의에 초청해줘 매우 기쁩니다. 이 점은 G7에서 G20으로 확대된 세계 최고의 경제협력 기구가 아프리카에 (아프리카를 중시하겠다는) 언질을 주는 것입니다. 한국이 아프리카가 직면한 도전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그러한 측면에서 큰 공헌을 해온 만큼 아프리카 대표를 2명이나 초청한 점은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은 한국의 전반적인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리께서는 NEPAD 의장을 맡고 계십니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이번 서울 정상회의가 어떠한 방향성을 지녀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서울 정상회의는 좀 독특한 측면이 있습니다. 나는 지난해 런던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G20 회의에 참여해 왔지만 서울 정상회의는 뭔가 새롭게 받아들여집니다. 바로 G20가 처음으로 개발 의제, 다시 말해 가난한 국가들의 개발 문제를 의제로 올린다는 것입니다. G20 준비 문서들을 살펴봤는데, 아주 내용이 좋더군요. 이는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는 데 있어 G20의 좀 더 효과적인 역할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서울 정상회의는 G20 활동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이러한 것이 가능해진 데는 한국이 50여년 전의 가난한 나라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 중 하나로 변모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양쪽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G20와 개발도상국가 간 연대에 관련해 새로운 이정표가 성취될 것입니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 초청된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아디스 아바바=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26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 시내 총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회견을 갖고 G20 비(非) 회원국 지도자로서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소회를 피력하고 있다. 2010.10.26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jusang@yna.co.kr |
--에티오피아가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특별히 제기할 의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국 정부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개발 이슈에 관해 우리와 매우 오랜 기간 충분히 협의해 왔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의 하나로서 한국의 제안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개발 이슈를 의제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해준 논의 과정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현 단계에서 한국에 대해 특별히 요청할 다른 의제는 없습니다.
--한국이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아프리카 대표로서 특별히 주문할 게 있으신지요?
▲한국은 G20 국가 중에서 독특한 국가입니다. 1960년대 한국은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가난했습니다. 지금은 선진국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점은 한국이 G20에서 성공적인 개발 경험의 대변자로서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부국 사이에서 빈국의 대변자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돼야만 합니다. 한국은 어제의 가난한 나라에서 오늘의 부자 나라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한국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역할이며, 이는 벌써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파병국으로서 한국과는 오랜 우호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경제 분야 협력은 그리 활발하지 않은 편입니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할 복안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또 특별히 한국 기업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는지요?
▲한국이 에티오피아와 다른 개발도상국들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한국 고유의 개발 경험입니다. 우리 에티오피아 국민은 한국의 경험을 배우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는 과거 한국의 개발 기관에 젊은이들을 보냈습니다. 우리 청년 8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가서 한국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경제개발 훈련을 받았고, 귀국해 우리의 개발 전략을 개발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한국처럼 두자릿수 경제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으로서는 이것이 한국으로부터 받은 큰 선물입니다. 금전적으로는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큰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이 우리 국민을 훈련시키고 개발경험을 전파해준 데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실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 이상의 것을 시작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는 녹색 성장(Green Development)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은 새로운 녹색 성장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녹색 성장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도 녹색 성장에 진력하고 있으며 이미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고 한국 기술의 도입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개도국에 녹색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기관을 설치할 계획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녹색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자 하는 많은 개도국을 돕는 큰 긍정적인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분야는 두 번째 협력 분야가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한국이 과거에 했던 개발 프로젝트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하고 기대합니다. 이미 우리는 한국 당국자들과 개발 프로젝트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G20에서 가난한 국가들을 대변하고 나섰습니다. G20가 개도국들을 지원하기 위한 청사진을 모색하는 것은 단적인 예입니다. 나는 에티오피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돕기 위해 한국이 그러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총리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마련하는 등 경제 발전을 위해 진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년 후의 에티오피아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의 경제개발 계획은 과거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아주 비슷합니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받았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에티오피아가 중하위 소득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예상입니다. 또 자체적으로 식량 안보를 확보하고 개발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을 것이며 더욱 다양한 경제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동시에 한국의 경험에 기초해 농업 개발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는 수출 산업을 육성해 산업화를 이뤄내고자 합니다. 동시에 대체 산업을 수입하는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한국의 중화학공업 육성 계획의 내용이 우리 개발계획에도 담겨 있습니다. 물론 우리 실정에 많게 수정을 했습니다. 동시에 한국이 1970년대 진행했던 농업 개발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이뤄낸 것을 동북 아프리카에서 해낼 것입니다.
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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