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 2010

이탈리아 요리(이탈리아어: cucina italiana)



식재료의 신선한 맛을 살린 간단한 전채 요리 순서, 안티파스토
이탈리아 요리(이탈리아어: cucina italiana)는 기원전 4세기부터 다양한 사회·정치적 변화와 함께 발전해 왔다. 특히 신대륙의 발견으로 남아메리카 지역으로부터 감자, 토마토, 후추, 옥수수 등의 새로운 식재료가 유입되면서 이탈리아 요리는 큰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재료들은 오늘날에는 매우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18세기 이전까지는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1]
각 지방마다 고유의 특색이 있어 전통적인 요리법이나 양식 또한 다양하다. 이탈리아 요리는 다른 나라의 요리 문화에까지 많은 영감을 줄 만큼 다양성과 혁신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2]

목차

 [숨기기]

역사 [편집]

이탈리아 요리는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해 왔다. 오늘날과 같은 통일 국가로서 이탈리아의 역사는 19세기 들어서야 시작되었지만, 이탈리아 요리의 역사는 기원전 4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여겨진다. 여러 세기 동안 주변 지역과 정복자, 유명한 요리사, 정치적 변동 및 신대륙의 발견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이탈리아 요리의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

고대 [편집]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 최초의 저술을 남긴 사람은 그리스계 시칠리아 사람인 아케스트라투스이다. 기원전 4세기에 지금의시라쿠사 지역에 살던 그는 “계절에 맞는 최상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시를 남겼다. 그는 또한 향신료나 허브, 양념 따위를 사용한 음식과 그 중요성, 생선 요리 등에 대해 서술했다. 특정 양념이나 향신료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집필 내용에 포함됐지만 470가지의 요리법을 담은 책인 《데 레 코퀴나리아》(De re coquinaria《요리에 관하여》)를 출판하면서 이런 형태의 요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책은 생선의 비린내나 특정 재료의 맛을 숨기면서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소스에 대해서 서술해 놓았다. 로마 사람들은 그리스 최고의 제빵사를 고용해서 빵을 만들었고 가장 뛰어난 재료로 알려져 있던 페코리니(pecorini)를 시칠리아에서 수입해 왔다고 한다. 로마인은 염소를 사육해 육식을 함과 동시에 여러 가지 식물도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중세 [편집]

시칠리아 지방으로 로마와 아테네의 요리 문화가 유입됐고, 섬 지형에 맞게 변형되고 다시 새로운 요리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탈리아 요리의 뿌리가 시칠리아에 기원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프레시 파스타
무슬림이 9세기까지 시칠리아를 침략하여 다스렸고, 그 뒤에는 바이킹 세력이 남하하여 지중해 일대는 상당한 혼란기를 겪었다. 아랍인들은 시금치아몬드 등을 도입했으며, 이러한 재료의 출현은 12세기 노르웨이의 왕이 시칠리아에 왔을 때 사람들이 기다란 면발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을 보았다고 기록한 것을 토대로 알 수 있다. 이 요리를 일부에서는 파스타의 첫 출현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에는 면을 단순히 밀가루와 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아트리야”(atriya)라고 불렀다가 나중에는 “트리”(trii)로 굳어졌다고 한다. 트리(Trii)라는 이 낱말은 남부 이탈리아에서 스파게티의 다른 이름으로 쓰이기도 했다. 노르만 족들은 청어나 대구 따위를 절여 먹는 법도 들여왔으며, 이 방법은 아직까지도 이탈리아에서 사용되고 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음식 저장법은 매우 중요했으며, 그 방법은 물리적이면서 화학적이기도 했다. 육류나 생선은 훈제하거나 얼음 위에 보관했고 아니면 건조시켰다. 소금물이나 소금에 식재료를 절여 두는 것은 청어나 돼지고기피클 따위를 보관하는 방법으로 유용하게 쓰였으며, 식초나 기름 등을 함께 넣어 동물성 단백질이 변질되지 않도록 했는데, 이는 지금의 방부제와 비슷한 효과를 냈다. 과일 보관에는 이나 설탕이 쓰였다.[4]
국수 가락 만들기 : Tacuinum Sanitatis14세기
이탈리아 반도 북부 지방에서는 독일 요리의 특징과 고대 로마식 요리의 특징이 서로 겹쳐지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남쪽에는 아랍 문화에 바탕을 둔 식사 형태가 뿌리내려지중해 일대로 널리 퍼져 갔다.[5] 가장 오래된 이탈리아의 요리책은 13세기 나폴리에서 집필됐다고 전해지는 《리베르 데 코퀴나》(Liber de Coquina)로서 한국어로는 말 그대로 《요리책》이다. 이 책에는 로마식 배추 요리나 작은 잎을 잘라서 요리한 음식인 라바냐 파이(Lavagna pie)를 비롯해서 지금도 볼 수 있는 생선 요리 등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15세기에는 마르티노가 아퀼레이아(Aquileia)의 총대주교 직을 맡게 되면서 바티칸의 요리사로 지냈다. 그가 써놓은 일종의 원고인 《리브로 데 아르테 코퀴나리아》(Libro de Arte Coquinaria, 《요리법》)는 그때까지 소개된 책과는 아주 다른 고품격의 음식을 다뤘다. 한 가지는 “마카로니 시칠리아니”(Maccaroni Siciliani, 시실리풍 마카로니)인데, 얇은 철제 기구에 밀가루 반죽을 덮어서 햇빛에 말려 먹는 요리였다. 주재료인 마카로니는 갓 잡은 수탉과 함께 요리하였고 사프란을 첨가했다. 그는 이 요리가 아랍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적어 놓았다.[6] 로마인의 요리법으로 포함된 것 중에는 양배추로 요리한 음식과 “코피에테”(coppiette)가 있었다. 그가 선보인 피렌체풍의 음식으로는 달걀로 요리한 볼로네즈 토르타(Bolognese Torta, 볼로냐풍 케이크)와 시에니즈 토르타(Sienese torta, 시에나풍 케이크)가 있었는데, 제노바풍의 마카로니요리, 호박버섯시금치를 이용해 만들었던 파이 등도 함께 다뤘다.[7]
마르티노의 요리는 1475년 베네치아에서 바르톨로미오 플라티나가 출판한 책에도 소개되었으며, 책 제목은 《참된 즐거움과 건강에 대하여》(De honesta voluptate et valetudine)였다. 그는 마르티노의 책 내용을 참고해서 지역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했으며, 마조레 호수의 농어나 가르다 호수의 정어리 등 인근에서 가져다 사용한 식재료와 해당 음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였다.[8]

근대 초 [편집]

이탈리아의 정통 요리는 피렌체와 로마베네치아페라라의 궁중에서 요리 문화가 꽃피운 이후로 본격화되었다. 그중에서도 페라라의 에스테 궁전이 요리 문화의 선두 주자가 됐다. 1549년 이폴리토 데스테의 집사였던 크리스토포로 메시스부고(Christoforo Messisbugo)가 《Banchetti Composizioni di Vivande》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이탈리아의 파이 또는 타르트를 소개했다. 그 책에서는 동양에서 가져오거나 동부 지방에서 유입된 재료와 함께 124종류의 다양한 양념에 대해서도 설명해놓았다.[9]
바르톨미오 스카피, 교황 비오 5세의 요리사
1570년 교황 비오 5세의 개인 요리사였던 바르톨미오 스카피가 《오페라》(Opera)라는 책을 써냈다. 다섯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천 가지 이상의 요리법에 대해서 설명해 놓았을 뿐 아니라 정찬에서 어떤 형태로 음식이 나가고 메뉴가 결정됐는지, 조리 기구나 요리의 모습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특별히 다른 궁중에서 전해졌던 책과 이 책이 다른 점은 가금류를 요리하는 법 또는 인근의 동물이나 새를 잡아서 어떤 식으로 다듬고 깨끗하게 잘라내는지에 대해서 나와 있다. 혀나 머리, 어깨뼈 부분을 다루는 법에서도 다뤘다. 제3권에서는 생선이나 사순절에 먹는 음식에 대해서 설명했다. 생선 요리는 구워 먹거나 탕류 혹은 처럼 먹는 법이었으므로 상당히 간단했다. 제5권에서는 나폴리풍 피자 요리법이 등장하는데 당시에는 토마토가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당시의 피자는 지금의 맛이 아니라 달거나 짭짜름한 맛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옥수수나 칠면조도 없었으므로 현대인이 생각하는 음식 문화와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이외에 타라트나 파이, 얇게 썬 과일 튀김에 대해서도 썼다.[10]
17세기가 시작된 지 10년간 요리사였던 지안지아코모 카스텔베르트로(Giangiacomo Castelvetro)는 《모든 종류의 야채와 허브, 과일》(Brieve Racconto di Tutte le Radici di Tutte l'Herbe et di Tutti i Frutti)이라는 제목으로 요리책을 써냈다. 이 책은 나중에 영어로 번역됐다. 모데나 태생인 카스텔베르트로는 개신교 신자였기에 뒷날 영국으로 건너간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야채나 과일을 썼는지, 요리사들이 주요리가 나올 무렵 어떤 요리에 가장 신경을 쓰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따라서 부속적인 요리보다는 주요리에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녹황색 채소를 끓는 물에 데쳐 먹거나 레몬을 첨가했는데 이 방법은 아직까지도 흔하다. 다른 조리법으로는 야채를 습한 곳에 두고 숯으로 데워서 구워내는 것이다. 카스텔베르트로는 집필 당시 돼지고기 선택법을 비롯해서 겨울과 봄철에 먹는 요리나 매운 맛을 내는 향신료 등에 대해 따로 구분지어 놓았다.[10]
1662년 바르톨미오 스테파니(Bartolomeo Stefani)가 《뛰어난 요리의 예술》(L'Arte di Ben Cucinare)을 출판했다. 그는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서 총체적인 출판을 한 마지막 근대 사람이었지만, 최초로 일반적인 음식에 대해 집필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의 정찬 때 식사 준비 모습이나 칼을 비롯한 숟가락, 유리잔, 접시, 큰 그릇 등을 놓는 법과 그 사용법을 모두 설명해 놓았다.

근현대 [편집]

오늘날 세계인이 생각하는 이탈리아 요리는 18세기에 프랑스 및 스페인오스트리아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았다. 18세기 초기에는 이탈리아의 요리책들이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못했고, 지방에 따라 산발적으로 존재했기에 프랑스 요리책이 교본처럼 널리 통했다. 그러한 책들은 아주 전문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가정주부에게나 어울리는 것이었다.[11] 1794년 집필된 《크레모나의 요리》(La cuoca cremonese)는 계절에 따른 육류 및 채소 사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시기 동안 이탈리아 전체적으로 규모와 대중성에서 이탈리아 요리는 크게 성장한다. 크레모나는 밀라노 남동쪽의 도시이다.[12]
1779년 지금의 마르케 주 마체라타 출신의 안토니오 네비아(Antonio Nebbia)가 《마체라타의 요리》(Il Cuoco Maceratese)를 썼다. 이 책에서 네비아는 파스타나 뇨키 외에 지역 재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중해 연안에서 쓰던 채소가 어떤 식으로 수프 및 밥류, 파스타 등에 쓰였는지에 대해 다루면서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배제했다. 유사한 책인 《궁중 요리》(Il Cuoco Galante)는 빈센조 코라도(Vincenzo Corrado)가 1773년 나폴리에서 출판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장미를 비롯한 꽃을 이용한 식재료와 씨앗, 과일을 이용해서 당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영양을 보충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토마토가 어떤 식으로 자리매김했는지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13가지의 요리를 설명해 놓았다. 코라도는 그 책의 1798년판에 프랑스의 허가를 받아 농경학자이던 안토엥 파르멩티에르의 논문 〈감자에 대한 보고서〉(“Treatise on the Potato”)를 소개하였다.[13]
19세기에는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 요리사이던 지오반니 비아라르디(Giovanni Vialardi)가 《현대 요리법에 대한 저서》(A Treatise of Modern Cookery and Patisserie)를 내놓으면서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다루었다. 그가 소개한 요리법은 감자를 이용한 12가지의 요리를 비롯해 다른 여러 요리였는데, 하나는 “제노바식 캐폰 마그로”('Genoese Cappon Magro)라는 것으로 아직도 제노바에서는 흔하다. 1829년에는 Il Nuovo Cuoco Milanese Economico라는 책을 지오반니 펠리스 루라스키(Giovanni Felice Luraschi)가 써냈는데, 그는 레몬이나 안초비를 함께 곁들인 콩팥 요리를 다루면서 밀라노식 요리법을 소개했다. 1871년에는 지안 바티스타(Gian Battista)와 지오반니 라토(Giovanni Ratto)가 《제노바의 요리》(La Cucina Genovese)를 출판하면서 리구리아 지방 요리에 대해서 다뤘으며 페스토(Pesto) 요리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라 쿠시나 테오리코 프라티카》(La Cucina Teorico-Pratica)는 카발칸티(Cavalcanti)가 쓴 것으로 토마토를 넣은 파스타 요리를 최초로 설명한 저서이다.[14] 이탈리아 근대 요리의 결정체로 손꼽히는 책은 펠레그리노 아르투시가 써서 1891년에 초판이 발행된 《올바른 식사법과 조리법》(La scienza in cucina e l'arte di mangiare bene)으로서 이탈리아 전역에서 널리 수용됐다. 조리법은 지금의 에밀리아로마냐 주와 토스카나 주의 요리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그곳들은 그가 태어나 살았던 곳이다.

대한민국의 이탈리아 요리 [편집]

대한민국에 최초로 상륙해 대중적 인기를 누린 이탈리아 음식은 피자이며, 이후로 파스타가 인기를 끌게 됐다. 피자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한 번 변화된 형태가 다시 유입돼 우리 입맛에 맞게 변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요리는 1970년대를 거쳐 대중에 첫 선을 보인 뒤 지속적으로 그 규모와 분야 면에서 성장하며 주요 호텔에 뿌리내렸다. 1980년대 이탈리아 요리사의 기술을 배운 요리사들이 파스타 전문점을 열게 됐고, 일반인에게 이탈리아의 맛을 전하는 매개체가 됐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15]

지역별 이탈리아 요리 [편집]

이탈리아의 20개 지방
총 20개 주로 나누어지는 이탈리아는 각 지방마다 그 특성이 다르지만 그 지역 구분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게 나는 경우가 있다. 대개 국경에 접한 곳일수록 그 특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며, 상대적으로 바다나 산을 끼고 있는 지역은 외부의 영향력이 적다가 경제 발전에 힘입어 조금씩 개방되는 양상을 띤다. 지역뿐 아니라 양념이나 향신료를 어떤 종류로 하느냐에 따라서 지역마다 생산되는 농산품에 따라서 구분하기도 한다.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 주 [편집]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 주는 유고슬라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햄류도 유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카르니아(Carnia)는 베이컨과 치즈로 유명한 지역이다. 콜리오와 그라브 델 프리울리 및 콜리 오리엔탈리는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르는 곳이다. 그밖에 헝가리를 비롯한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으며, 비엔나소시지를 맥주와 곁들이는 모습은 아주 흔하다. 대개 후식은 밀가루로 만든다. 대개 돼지고기 요리나 파이와 같은 경우에는 화로에 굽는데 개방형이며 이를 “포골라르”(fogolar)라고 한다.[16] 보통 프리울리의 식사는 여러 종류의 수프로 시작되는데 양파나 파슬리, 마늘, 베이컨 등 식재료가 아주 많으며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넣으면 상당히 푸짐한 식사가 된다. 리소토는 생선으로 대개 요리하여 간을 하는데, 쌀을 넣어 설탕이나 우유와 함께 버무린다. 지역 소득이 낮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많이 쓴다.[17]

베네토 주 [편집]

베네토 주는 리소토로 가장 유명한 곳으로서, 각 지방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해안가에는 해산물 위주, 육지에서는 호박이나 아스파라거스, 개구리 다리 등을 써서 아드리아 해의 풍미와는 조금 다르다. 파스타에 콩을 비롯한 콩과 식물을 많이 넣어서 먹는다. 베네토의 요리는 이국적인 향신료나 소스를 많이 쓰는 편이며 생선으로는 청어나 안초비를 말려서 먹는다. 하지만 갈수록 지역 식습관이 육류 위주로 바뀌고 있어서 소시지 요리나 마늘 살라미를 많은 사람이 즐겨 먹고 있다.[18]
다른 전통 요리로는 소금에 절여서 만드는 생선 요리인 바카라가 있다. 일설에 따르면콜럼버스가 항해 중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는데, 오랫동안 저장해서 먹을 수 있는 식품이기에 식량으로 각광받게 됐다고 한다. 바카라는 생선을 구하기 어려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만들어진 음식이었으므로 고급 음식으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날 바카라는 여러 전통 요리와 함께 이탈리아 요리 고유의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19][20]

트렌티노알토아디제 주 [편집]

트렌티노알토아디제 주는 가톨릭 평의회인 트리엔트 공의회가 열리는 등 가톨릭 문화의 중심지로 발달해 왔으므로 대체로 요리가 간결하고 소박하며 교회식 요리의 백미가 진하게 풍기는 곳이다. 생선은 민물에서 갓 잡은 신선한 재료를 쓴다. 오랫동안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았기에 합스부르크의 양식이 도입됐다. 알프스 산맥과 인접하고 아디제 강의 상류에 해당하는 이곳에서는 슬라브 족이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요리의 영향이 많이 가미됐다. 헝가리 요리로 유명한 구야시는 주말에 자주 먹는 음식이다. 돼지비계 기름의 일종인 라드를 많이 사용한다. 감자도 많이 사용되며, 독일식 양배추 요리인 사워크라우트도 흔한데, 이곳에서는 “크라우티”(crauti)라고 부른다.[21]
피초케리

롬바르디아 주 [편집]

롬바르디아 주는 이 흔한 지방으로 수프나 리소토도 쌀을 주재료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지방의 치즈로는 로비올라크레셴차탈레조고르곤촐라 등이 있으며, 대개 작은 마을의 이름을 딴 것이다. 롬바르디아는 넓은 방목지로 유명한 고장이었으므로 사육하는 소의 마릿수가 많아 일찍이 치즈를 이용한 식단이 널리 퍼졌다. 그 때문에 버터나 크림 종류도 많이 쓴다. 베르가모나 브레시아 일대에서는 옥수수 가루나 밤 가루로 만드는 죽의 일종인 폴렌타가 흔하다. 수프류가 널리 수용되는 이유는 노동자가 많아서 식사에 드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이다. 만토바에서는 라비올리의 일종으로 호박으로 채워 만드는 토르텔리 디 추카(tortelli di zucca)가 알려져 있으며, 이것은 칠면조 안에 버터나 다른 재료를 넣고 만드는 수프 요리를 곁들여 먹는다.[22]
호밀 빵

발레다오스타 주 [편집]

발레다오스타 주에서는 치즈나 퐁듀를 끓이거나 비슷한 종류의 수프를 진하게 끓여서 빵과 함께 먹는 것이 이 지역에서는 관습처럼 굳어져 있다. 폴렌타는 대개 호밀 빵 또는 구운 베이컨과 함께 먹고, 산간 지방에서는 사냥한 고기를 많이 먹는다. 스튜를 만들 때에는 우유나 버터크림을 넣는다.[23]
고르곤촐라 치즈

피에몬테 주 [편집]

피에몬테 주에서는 견과류나 카르둔(엉겅퀴의 일종), 버섯류를 많이 섭취한다. 사냥이나 낚시로 잡은 고기나 생선을 활용하기도 한다. 마늘이나 트뤼프(송로버섯)를 많이 먹으며, 제철 채소나 치즈은 주 전역에 걸쳐 폭넓게 사용한다. 달고 가벼운 거품이 풍기는 좋은 포도주가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아스티에서 생산되는 모스카토 다스티가 유명하다. 프로슈토로 유명한 이탈리아식 햄을 이 지방에서는 “필레토 바차토”(Filetto Baciato)라고 부르며, 대개 백포도주와 함께 먹는다. 향기가 강한 이 햄은 살라미 반죽을 발라 6개월 동안 숙성시킨다.[24]

리구리아 주 [편집]

리구리아 주에서는 허브나 야채류를 많이 소비한다. 세이보리 파이나 케이크가 아주 흔하며 양파나 올리브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이 케이크라는 것은 체치 파이 혹은 제노바 파이(Farinata)로 불리는데, 파이를 준비하려면 4시간 정도 반죽을 불린 뒤에 오븐에 굽는다. 굽기 전에는 올리브기름을 꼭 뿌리도록 하는데 노릇노릇해지면 후추를 뿌리거나 마름모꼴로 잘라서 내놓는다.[25] 리구리아 사람들은 밀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폴렌타 죽과 비슷한 음식이나 병아리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 병아리를 이용한 요리로는 변형된 제노바 파이에 병아리를 잡아 내놓는 것이 있는데 양파와 소시지, 치즈, 안초비(멸치)를 판판한 반죽 위에 올려서 닭고기를 함께 하는 것이다. 고지대가 자주 나타나므로 당으로 열량 섭취를 대신하기도 한다.

에밀리아로마냐 주 [편집]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는 달걀 파스타가 유명하다. 밀가루와 달걀을 적절히 섞어서 내놓는 이 음식은 북부 파스타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다. 볼로냐 지방에서는 파스타의 일종인 토르텔리니베르디 라자냐그라미냐(gramigna), 탈리아텔레가 매우 유명하다. 이곳에는 그밖에도 지역 음식이 많은데, 에밀리아 지방에서는 파르마에서 피아첸차에 이르기까지 이 널리 사용된다. 대개 쌀 생산이 아주 풍부하지는 않아서 포 강 유역 일대에서 나는 것을 주로 사용한다. 폴렌타는 모든 고지대에서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고 전한다. 지역적인 풍미를 여러 세기 동안 간직한 음식으로 추앙받는 요리는 “아체토 발사미코 트라디치오날레”(Aceto balsamico tradizionale)라고 불리기도 하는 발사믹 식초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탈리아 식초’라고 부른다. 검은빛을 띠는데, 오로지 이 지역에서만 나는 독특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26] 그밖에 파르메산 치즈로 알려진 파르미자노레자노 치즈가 대단히 유명하며, 레조넬에밀리아를 비롯한 파르마모데나, 볼로냐에서 생산된다. 생선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토스카나 주 [편집]

흰 트뤼프
토스카나 주의 음식은 간결한 음식의 대명사로 통한다. 콩과 식물이나 빵, 치즈, 채소, 버섯, 제철 과일을 많이 사용한다. 올리브기름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특별히 산미니아토에서 나는 트뤼프는 10월과 11월에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치아나(Chiana) 계곡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최고급 품질을 자랑하며 티본스테이크를 피렌체식 스테이크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돼지고기도 많이 난다.[27] 특별히 토스카나에서는 아직도 소나무를 가져다가 직접 땔감으로 요리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으며, 포도주나 멜론, 햄은 그 맛이 아주 뛰어나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토스카나식 수프는 완두콩을 찬 소금물에 넣어 삶은 뒤 박하나 파슬리, 마늘 등의 향료를 손질하고 삼겹살 부위를 가져다 끓이는 요리이다. 토마토나 양배추는 선택 사항이지만 많이 넣는 편이며, 마지막쯤에 가서 소금이나 후추 간을 하고 파스타를 국물에 넣어 익힌다. 이밖에도 순대와 유사한 형태의 요리인 “말레가토 세네제”(Mallegato Senese)는 갓 잡은 돼지 장에 후추와 잣, 과일 열매(시트론 따위)를 넣고 물에 끓인 뒤 버터를 두른 팬에 구워 먹는 요리이다. “프리텔레 디 산귀나치오”(Fritelle Di Sanguinaccio)라고 부르는, 돼지머리와 야채 육수와 함께 돼지껍질을 튀겨 먹는 요리도 있다.[28]
모르타델라 (Mortadella)

움브리아 주 [편집]

검은 트뤼프
움브리아 주의 음식 대부분은 끓이거나 올리브기름을 두르고 굽는다. 맨 마지막에는 대개 허브를 첨가해 향을 더한다. 채소 음식은 봄과 여름철에 흔하며 가을 겨울에는 사냥철이 오기 때문에 고기를 구해 트뤼프와 함께 먹는다. 소시지 만들기는 한국의 김장처럼 주민들 사이에 흔한 편이다. 스폴레토와 몬테레온(Monteleone di Spoleto)에서는 스펠트 밀을 생산하기도 한다. 송어나 민물고기, 농어, 대구, 잉어 등도 많이 난다.[29]

마르케 주 [편집]

마르케 주 해안 지방에서는 해산물 생산이 많다. 내륙 지방은 돼지 사육이 많아서 햄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햄을 만들 때에는 한입에 베어 물 수 있을 정도로 잘라서 덩어리로 만들어 보관한다. 닭고기나 생선을 절여서 파는 모습도 흔하며, 대개 구워 먹는다.[30] 그 때문에 생선 수프가 별미이며, 최고급 생선 수프라면 적어도 13종류의 생선을 요리해서 육수나 살코기로 내놓아야 한다고 보기도 한다. 대개 구이 요리는 바깥에서 바비큐처럼 하는데, 돼지고기의 비린내를 없애고 좋은 향을 내기 위해서는 마늘이나 로즈메리를 두르거나 속에 집어넣는다. 일례로 대구 요리를 준비하려면 이틀 정도 물에 넣고 가시와 비린내를 제거해 토마토를 넣고 고기를 소스에 조리한다. 대구는 냄비에 넣기 전에 밀가루를 입혀서 튀기도록 하는데, 가장 좋은 빛깔은 금빛이다. 이를 “메를루초 알라 마르키지아나”(Merluzzo Alla Marchigiana, “마르케 지방의 대구 요리”라는 뜻)라고 부른다.

라치오 주 [편집]

뇨키
라치오 주에서는 영양 많은 파스타를 많이 먹는다. 칠리소스를 많이 쓰기 때문에 파스타 자체도 향이 강하고 매운 편이다. 라치오 사람들의 자랑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요리로서 파자타나 고다 알라 바이나라 등이 있다. 유대계 민족의 요리 영향을 조금 받았기 때문에 기원전 1세기 이후부터 그러한 형태가 나타났다고 본다.[31] 양념은 대개 로즈메리, 백포도주, 후추로 구성되는데, 북부나 남부와는 상당히 다른 편이다. 살팀보카라는 요리는 로마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되는데, 살비아를 곁들여서 소고기를 구워 놓은 요리이며, 또 다른 형태로는 고기를 잘게 썰어 냄비에 물과 함께 넣은 뒤 야채나 크로브로 채워서 천천히 끓여 먹는 가로포라토(garofolato)가 있다.[32] 야채 요리의 경우에는 다른 지방에서 흔히 먹지 않는 브로콜리나 누에콩을 많이 먹는 편이다.

아브루초 주와 몰리세 주 [편집]

사프란
아브루초 주의 요리는 페페론치니라고 해서 칠레고추(칠리 고추)를 많이 사용한다. 그들은 이렇게 매운 음식을 “디아볼레티”(diavoletti, “작은 악마”)라고 부른다. 센테르베라는 요리는 “100가지의 약초”라는 뜻을 지닌 음식인데, 그 매운 맛 정도가 72%로서 아주 매워서 술을 마실 때 같이 먹는 일종의 안주이다. 파스타나 고기류를 많이 먹으며, 아브루초 주와 몰리세 주 지역 모두 야채 소비도 높다. 양고기를 요리해서 파스타와 함께 먹기도 한다. 치타라(이탈리아어: chitarra)라는 요리 도구를 쓰는데, 이것은 파스타의 긴 면발을 자르는 도구로서, 문자 그대로 하면 “기타”(guitar)라는 뜻이다. 사프란은 가장 흔하고 널리 자라는데다 소비도 높다. 나벨리 평원에서 다수가 생산되는데 최근에는 이탈리아 전체 요리의 비중에서 그 중요성이나 가치가 조금 약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33]

캄파니아 주 [편집]

대표적인 이탈리아 음식인 피자에 기본 바탕이 된 정통 나폴리 피자 마르게리타
캄파니아 주에서 나는 농산물로는 토마토를 비롯한 고추양파, 감자, 레몬, 오렌지회향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곳은 과거 화산 폭발 이후 생성된 지형이므로 땅이 비옥하여 생산물이 풍부하다. 마카로니를 만드는 의 일종인 듀럼이 많이 나서 파스타도 듀럼으로 만든다. 모차렐라 치즈가 매우 많이 쓰이는데, 대개 이 지방의 물소에서 나온 젖으로 만든다. 이 지역의 향토 피자는 아주 유명하며, 이 지방의 채소와 치즈가 곁들여지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있다. 이탈리아식 케이크라고 할 수 있는 파스티에라나 스폴리아텔레 등의 후식도 유명하다.[34]
이 지방의 요리는 이탈리아 요리와 미국식 요리가 결합된 양상도 많이 보이며, 이는 시칠리아계 주민이나 이민자가 많이 유입된 관계로 미국식 생활양식과 함께 미국에서 볼 수 있는 식재료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피자의 경우 캄파니아 주의 중심지인 나폴리에서 모든 피자의 기본이 유래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20세기에 그 모습이 많이 정형화되고 달라졌다.

풀리아 주 [편집]

풀리아 주의 북부는 마늘과 양파 생산량이 많은 곳이다. 요리의 특성은 그리스와 상당히 흡사한 모습이며 이탈리아 전체에서도 특히 토마토소스가 맛있고 풍미가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올리브기름은 이탈리아 전체 생산량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파스타를 말려서 만들 때 마카로니 밀을 쓰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밀가루 반죽 자체가 딱딱한 편이라고 한다. 특이한 요리로는 양의 내장을 잘게 잘라서 볶아 먹는 네메리데(Gnemeridde), 내장을 잘게 잘라서 겨자와 먹는 꽈기아리데(Quagghiaridde)는 현지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아주 오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요리이다.[35] 양고기 요리가 가능한 이유는 남부 지방이 육류 소비가 드묾에도 불구하고 풀리아는 양 사육지 면적이 상당히 넓기 때문이다. 토마토나 서양호박, 브로콜리, 감자, 시금치, 토란, 회향, 콩과 식물이 많이 난다.  섭취가 많은 지역이며, 양고기나 염소고기는 때때로 먹는다. 해산물이 육류보다는 주를 이룬다.[36]

바실리카타 주 [편집]

바실리카타 주의 주요 음식은 돼지고기이며, 집에서도 구워서 먹고 소시지도 많이 찾는다. 양고기가 흔하며 파스타는 그냥 물과 밀가루로 만든다. 소스는 딱히 정해지기보다는 자기 취향에 맞게 먹는다. 페페론치니라는 매운 맛이 나는 향신료도 많이 먹는다. 쓴 맛이 나는 디제스티프(소화를 돕는 일종의 술)는 이곳에서 유래했다.[37] 양고기 요리를 많이 해먹으며 양고기 소시지 루카니아(Lucania)는 상당히 유명하다. 이 지역의 양고기 문화는 고대 그리스 문명 때부터로 추정되고 있으며, 굽기 및 튀기기, 삶기 등 여러 방법을 모두 사용한다. 양유(양의 젖)로 만들어 먹는 치즈는 그 종류는 아주 다양하며, 포도주의 경우에는 적포도주인 아글리안시오(Agliancio)가 명성이 높다.[38]

칼라브리아 주 [편집]

멜론
아랍인의 손길이 예로부터 전해진 고장이기에 칼라브리아 주에서는 이탈리아 전체에서도 정복자 혹은 손님의 맛이 많이 풍긴다고들 한다. 오렌지나 레몬, 건포도아티초크 등도 많다. 특별히 수도자들이 모여 사는 지방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을 많이 섭취한다. 나폴레옹 시절에 프랑스의 영향력이 미쳤던 곳이기 때문에 요리 용어나 기구의 이름이 프랑스어의 정취를 풍긴다. 스페인 요리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해산물 요리로는 황새치새우로브스터, 멸치, 오징어 등도 많이 먹으며, 멜론이나 수박이 많이 자라는 지방이다. 과일이 많이 나므로 샐러드도 많이 해 먹는데, 이를 Macedonia di frutta (과일 샐러드의 일종)라고 한다.[39] 칼라브리아 일대에 포도나무는 19세기가 돼서야 그리스에서 들어왔으며, 상당히 늦게 포도나무 자체가 들어온 만큼 포도주 문화도 늦게 정착한 편이다. 이탈리아 전체에서도 이 지역의 요리 문화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감귤류나 빨간빛이 도는 양파가 특산물로 많은 사람이 먹는다. 밤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밤을 이용한 후식거리가 제철에는 꼭 식탁에 오른다.[40]

시칠리아 주 [편집]

블러드 오렌지
시칠리아 주는 고대 그리스의 영향이 많이 나타나는 지방이다. 신화에서는 디오니소스가 시칠리아에 포도주를 가지고 들어왔다고 한다. 고대 로마가 시칠리아를 정복하였고, 거위 요리를 많이 만들어냈다. 비잔티움 제국은 달고 시큼한 맛이 나는 음식을 선보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10세기와 11세기에 걸쳐 아랍계 민족이 살구설탕, 멜론, 쌀, 사프란, 땅콩정향 등을 가져왔다. 노르만족이 고기 요리를 많이 유입시켰으며, 스페인의 신세계 발견 이후 그 영향으로 코코아, 칠면조, 옥수수, 토마토를 아주 빨리 받아들인 지역이기도 하다. 참치나 붉돔, 오징어, 황새치도 많이 쓰인다.[41]시칠리아의 요리는 상당히 맛이 자극적이며 매운데다 짠맛도 강하기 때문에 한국 요리와 비슷하다고 보기도 한다. 풍부한 해산물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피자나 파스타도 짭짤하거나 비린 맛을 풍긴다.[42] 여러 세기 동안 아프리카와 유럽의 각축전이 벌어졌으므로 아직도 그리스나 모로코 요리에서 나타나는 쿠스쿠스가 있다. 아랍 지배 시에는 다양한 과일나무가 들어오면서 과일이나 감귤 향을 더하여 만드는 스차르바트(Sciarbat)가 생겨났으며 현재의 “셔벗” 형태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다.[43][44]

사르데냐 주 [편집]

사르데냐 주는 왕새우문어류, 참치, 정어리, 참새우 등 해산물이 주를 이루는 지방이다. 멧돼지 수컷을 잡아다가 통째로 바비큐를 하거나 일부 부위를 이용해서 콩 스튜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흔하며 대개 이 스튜를 빵에 찍어서 먹는다. 민트나 도금양 종류의 향신료도 많이 쓴다. 사르데냐 빵은 바싹 마른 딱딱한 빵인데, 습기가 많은 빵보다 저장 기간이 훨씬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시브라시우(civraxiu), 코코이 피나투스(coccoi pinatus) 등이 있으며 빵 자체에 장식을 해서 내놓는다. 피스토쿠(pistoccu)라는 빵은 밀가루와 물로 그냥 반죽해서 구운 빵으로 대개 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집에서는 보통 바질이나 토마토, 향이 나는 치즈와 같이 먹는다.[45]
빵은 사르데냐 사람에게 축제와 풍요함의 상징이며, 결혼식에는 층층이 조각을 내서 윗부분을 고딕 성당처럼 꾸미고 설탕으로 만든 꽃을 세운다. 새 부부가 될 사람들을 축복하고 결혼식 전까지는 케이크 크기에 맞게 천을 준비해 위로 덮어둔다. 다른 특별한 경우에 쓰이는 빵은 세례 의식 때 쓰는 것으로 레이스처럼 장식을 많이 한다. 한편 장례식 때 제공되는 빵은 빵 자체의 외피를 어두운 색으로 만들며, 이는 죽음을 상징한다.[46]
사르데냐에서는 예로부터 사냥이 성행했는데, 사냥철에는 살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물로 조류를 잡는다. 예로부터 부리를 묶은 채로 끓는 물에 끓여 요리하였는데, 털을 뽑은 후에 내장을 씻지는 않는다. 과자의 경우에는 오렌지 꽃으로 향기를 낸 것이나 아몬드를 많이 사용한다.[47]

정찬 [편집]

이탈리아 요리의 정찬식은 대개 서너 개로 구성되며 식사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명절이 되면 전체 식사를 마치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린다.
일반 가정에서 전통 요리는 결혼식 때 먹으며 대개 일상적인 상차림으로는 커피와 파스타리소토 등이 해당된다. 리소토 같은 음식은 첫 번째 코스인 프리모(primo)에 나온다.
아페르티보(Aperitivo
식전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아페르티보는 결혼식 같은 행사나 명절에 먹는 요리이며 정찬 요리 전에 나오는 음식이다. 서서 먹는 경우가 흔하며 포도주와 함께 먹는다.
안티파스토(Antipasto
문자 그대로는 “식사 전”이라는 뜻이지만, 차갑거나 뜨거운 요리를 먹는다. 연어나 참치로 요리한 음식을 많이 먹는다.
프리모(Primo
“첫 번째 순서”인 프리모는 파스타리소토뇨키폴렌타수프 등을 많이 먹으며, 대개 곡류를 이용한 음식을 주로 먹는다.
세콘도(Secondo
“두 번째 요리”라는 의미로서 생선이나 육류로 만든 정찬 요리를 먹는다. 전통적으로는 돼지고기, 닭고기가 가장 많이 쓰이며 북부 지역의 경우 제2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쇠고기가 더 흔해졌다. 이외에는 비둘기나 꿩고기 요리도 흔하다. 생선은 자연히 해안을 낀 지역일 경우 더 흔히 볼 수 있다.
콘토르노(Contorno
“곁들여 먹는 음식”(Side dish)인 콘토르노는 야채나 샐러드를 먹게 된다. 전통적으로는 샐러드를 프리모와 세콘도 동안 먹는다.
포르마조 에 프루타(Formaggio e frutta
“치즈와 과일”을 먹는 단계로 첫 번째 후식에 해당된다. 치즈의 종류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도 다르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다른 치즈를 먹게 된다. 밀가루 반죽을 넣어서 살짝 겉만 튀겨 먹기도 한다.
돌체(Dolce
“단것”이라는 의미의 돌체는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을 비롯해 과자나 케이크를 포함하기도 한다. 아이스크림의 경우에는 생과일을 얹어 먹기도 한다.
파스티체리아(Pasticceria
단 과자를 달리 부르는 말로 돌체와 식사의 일부로 구분할 수 있다. 주로 직접 만들거나 사서 먹는데 개인 취향에 따라 요리해 먹는다.
식후주(Digestivo
원어 Digestivo는 소화를 돕는다는 뜻으로서 식후에 술을 마시면서 소화가 잘 되도록 돕는다는 뜻을 지닌다. 대개 레몬 맛이 강한 술을 주로 먹는다.
카페(Caffè
커피[48]
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먹게 될 경우에는 식사 순서에 일부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음료 [편집]

커피 [편집]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이탈리아식 커피(이탈리아어: caffè, 카페)는 에스프레소라고도 불리며, 세계적으로도 통용된다.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커피는 대개 검은빛이 진한 커피콩을 쓴다. 이탈리아 자체적으로는 북쪽일수록 그 빛깔이 연하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커피콩의 색깔이 진해진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소비하는 커피는 거의가 브라질산이다.
대개 커피는 작은 커피 잔에 내놓으며 카페 마키아토는 위에 우유를 곁들인다. 리스트레토는 이탈리아의 전형적인 커피로서 물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맛도 강하다. 카푸치노는 위에 우유를 거품지게 해서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대개 아침에 많이 먹으며 카페라테는 에스프레소의 일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대개 밀크 커피의 일종으로 생각해서 큰 잔에 마신다.

포도주 [편집]

이탈리아는 가장 많은 포도주를 생산하는 나라이며, 소비 및 수출 규모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자료에서는 포도주 생산의 2/3가 이탈리아에서 생산되고, 그 제품이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증류된다고 보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 증류되는 포도주의 자체 생산량은 신대륙 전체를 앞지른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포도주의 25%만이 실제로 개인 소비자에게 판매되거나 병으로 포장되어 시장에서 팔린다.[49] 20개 지방마다 포도주는 그 특성이 천차만별이며 극과 극을 이룬다.[50]
최근 포도 생산자들은 과거의 낡은 농장 이미지를 청산하고 새로운 이탈리아식 포도주 생산을 목표로 뛰고 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포도주 산업을 관리 및 통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라는 이 법은 1963년 정부 발의로 공표돼 생산 지역을 표시하기 시작한다. 정기적으로 법안이 개선되고 있으며 1980년에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원산지 명칭 통제 보증)로 바뀌었다. DOCG는 이탈리아에서도 최고의 질을 자랑하는 엄선된 포도주를 말한다. 원산지와 질, 생산 방법, 숙성 기간에 이르기까지 DOC 꼬리표를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제도이다.[51][52]
하지만 이탈리아의 포도주 등급 체계가 근본적으로 맛 자체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국가의 등급과 흡사한 의문점을 갖고 있기는 하다. DOCG의 경우에는 포도주 중에서도 가장 엘리트 집단이라고 하지만 관리상 허점을 드러낸 경우도 있으며, DOC의 경우에는 지자체나 농장이 직접 현대화를 꾀하고 질적 향상에 주력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외에도 VdT(프랑스어:Vin de table)는 특정 규정이 필요치 않은 테이블 포도주의 일종으로서 저렴한 상품은 물론 창조적인 포도주에 도입되는 기준이다. VdT는 유럽식 기준이 이탈리아 포도주 등급 체계에 영향을 끼치게 됨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53]

명절 음식 [편집]

모든 지역마다 명절이나 휴일에 먹는 음식이 다르다. 시칠리아 주나 해외 이탈리아인은 3월 19일 성 쥬세페의 날을 기념한다. 북아프리카와 남서아시아 원산의 콩인 잠두로 기근에 굶주리던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다는 것과 동시에 성 쥬세페를 기리는 날이다. 중세 기근에 시달리던 시칠리아인의 경험이 우러나온 명절이다. 그밖에도 3월 19일에는 빨간 옷을 입고 시칠리아의 전통 과자인 제폴라를 먹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미덕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정찬을 먹는다. 다만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는 먹지 않으며 해산물 정찬이나 개구리, 달팽이를 이용한 음식을 먹는다. 크리스마스에는 첫 번째에 토르텔리니를 먹는다. 크리스마스에 먹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크는 판도로와 파네토네이다.
부활절에는 양고기를 사용한 음식을 먹는데 남부와 북부 모두 먹는다. 부활절 주일에 움브리아 주와 토스카나 주에서는 아침에 부활절 케이크와 피자, 포도주, 살라미, 삶은 계란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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